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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둘째 딸을 낳았어요

글쓴이 :

등록일 : 2025-05-20

조회수 : 178

아빠 안녕?
이사하고 조금 더 멀어져서 그걸 핑계로 아빠에게 못가본지 한참 되었네.
아빠 없이 무채색이 되어버렸던 시간이 흘러흘러 아빠가 없는 아홉번째 봄을 보내고 있어.
아홉번의 봄을 맞이하면서 어느덧 아빠 생각도 드문드문 하게 되었나 싶어서 미안하고 슬프네.

나는 잘 살아요.
유학을 떠나기 전 아빠랑 양재천을 걸으며 반드시 자랑스러운 딸이 되겠다고 다짐했던거
언젠가 아빠 만나는 날 잘 살았다고 자랑하려고 나는 매일 아둥바둥하고 있어.
아빠가 없던 상견례자리, 아빠 손 대신 남편 손을 잡고 걸은 버진로드를 지나고
지난 달에는 둘째 딸까지 출산하면서 이제 내가 두 딸의 엄마가 되었어.
결혼과 출산으로 내가 만든 가족을 완성시키며 인생 2막의 막을 내렸고
그리고 이제는 내 인생 3막을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고 있지.
복직을 할지 이직을 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해볼지 병원일을 도울지 여러가지로 고민중이야.
아빠가 떠나고 결혼하기 전까지 몇 년간은 삶의 의욕이 없었고 그저 빨리 아빠한테 가고 싶었는데
좋은 사람을 만났고 가정을 꾸리게 되었고 아이가 생기니까 자꾸 더 살게 되네.
그래서 나는 슈퍼우먼이 되려고해. 잘 해낼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기왕 사는거 치열하게 살아보려고.

아빠 아들은 대견하게도 좋은 학교에 진학했고 내년말이면 졸업을 할 것 같아요.
십일년 전 내 졸업식과 달리 그 아이의 졸업식에는 아빠가 없지만,
내가 엄마랑 우리 꼬맹이들 데리고 가서 외롭지 않게 시끌벅적한 졸업식으로 만들어주려고해.
그 아이는 내가 보기엔 여전히 어린 아이 같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잘 개척하며 살아가고 있는거 같아.
엄마는 여전히 나 때문에 끝나지 않는 손녀들 육아로 고생하고 있어.
아빠의 여왕님을 내가 자꾸자꾸 고생시켜서 그건 참...너무 미안해요.

이제 첫째 꼬맹이 어린이집 끝나고 올 시간이라 이만 글을 줄일게!
조만간 엄마랑 새로운 손녀 데리고 아빠 만나러 갈게요.
아빠 사랑해!